 | 저는 3녀 1남의 여자형제가 많은 집에서 추운 겨울 1월에 태어났습니다. 그 당시에 대부분의 가정에서 그랬듯이 외동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옛날 어른들과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듬뿍 받고 자랐습니다. 다행히도 성격이 크게 모나지 않고 학교생활도 크게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어서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처음 나가서도 큰 갈등 없이 무난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저만의 성격이 생기는 중에 어떻게 형성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저의 가치관속에는 “원칙을 지켜야한다”라는 것이 굳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융통성 없을 정도로 그 원칙을 지키면서 지냈습니다. 예를 들면 대학생활에서 동아리를 들어가면 집회는 빠지면 안되고, 엠티도 무조건 참가해야하는 것이 회원의 의무다 라는 생각에 그렇게 실천했습니다. 제 눈에는 그렇지 않은 다른 친구들이 이상하게 보였습니다. |
하지만 남을 비난하지는 않았고, 또 주위사람들로서는 그렇게 생활하는 내가 나빠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럭저럭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1992년 4월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한 후에 어느 부부나 그렇듯이 참으로 많이 싸웠습니다. 매우 사소한 일 때문입니다. 그렇게 철없이 싸우면서 지내면서도 결혼 1년 후에 첫 딸이 태어났고, 2년 후에 둘째딸이 태어나서 무럭무럭 자라 지금은 결혼19년차에 고3, 고1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저의 직업은 치과의사이고, 치과의사 중에도 아이들을 주로 보는 소아치과 의사입니다. 그런데 저는 치과에서 우는 아이조차 귀엽고, 심지어는 치료받기 싫다고 저에게 발길질을 하거나 침을 뱉는 아이에게조차도 화가 안납니다. 진심으로요. 그리고 그런 저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주위에서도 대단하다는 말을 하면서 천직이라는 둥 하면서 저를 치켜세워주었습니다. 그래서 우쭐했고 그렇게 지냈습니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저는 남자로서 이상적인 성격을 가진 그런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사춘기를 지나면서 저의 원칙주의적 교육관과의 감정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법 때문에 또한 감추어졌던 아내와의 감정의 골도 다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회 모임에서 듣는 평가와 아내와 아이들이 느끼는 것은 거리가 있다는 것을 전해 들었습니다. 즉, 타인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관대하고 천사표인 내가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고 너무나 엄격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깨달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저의 모습이 집 밖에서와 안에서 다르다는 것을요. 하지만 개선할 방법을 몰랐습니다. 결국 머리로 깨달은 후에도 저의 행동은 개선되지 못했고 여전히 그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그냥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휴넷에서 보내주는 “행복한 경영 이야기”가 제 메일함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무분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스팸메일이라고 간주하고 제거키를 클릭하려다가 무심코 열어본 그 메일 안에서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내용들을 보게 되었고, 그 내용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달하여 함께 공유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귀한 자료를 보내주는 곳이 어디일까? 하는 궁금증에 그 메일에 관련되어 있는 주위 내용들을 보게 되었고, 휴넷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안에서 여러 가지 경영교육과정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한 모퉁이에 우연히 눈에 띈 “행복한 아버지 학교”라는 제목에 좀 의아하였습니다. “회사 경영에 관한 사이트에 뜬금없이 아버지 학교라니?” 라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렇게 클릭해서 들어가 본 아버지 학교에서 동영상 체험하기를 들어가서 보게 되었는데 “나는 누구일까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에서 요즈음의 무기력하고 고뇌하는 대한민국의 아버지 자화상을 너무나도 실감있게 공감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단번에 수강신청을 하고 하루 하루 진도를 나가면서 애니메이션으로 엮어진 가정 사례, 여러 선배 아버님들의 동영상 조언, 가족들에게 편지쓰기 등의 숙제... 진행되는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머리로는 그 내용들이 접수가 되고 이해되며 그것만으로도 내가 많이 변화된 듯 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강기간 중간 중간에 오히려 아내와도 그렇고 딸과도 이전보다 더 큰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사소한 일 때문에 시작된 갈등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두 주의 배움이 끝나고 갈등이 생겼을 때에는 하마터면 수강과정을 그만 둘 뻔도 했습니다. 아버지학교가 소용도 없고 이론과 실제는 다른 것이라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갈 때에 무엇인가 다름이 일어났습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딸의 잘못을 훈육하려고 할 때에 이전 같으면 저는 저의 말만 하고 아이는 말문을 막고 울기만 하는 상황에서 저의 마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버지학교에서 듣고, 배우고, 숙제를 했던 내용들이 떠오르면서 아이에게 “그래 이 아빠가 너에게 그렇게 대해서 힘들었겠구나” 라고 용기를 내어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눈물을 흘리면서 딸의 손을 잡고 저의 마음속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둘이 1시간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둘 다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면서 서로의 묵었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런 저희 모습을 보고 아내와 다른 딸도 함께 울었습니다. 그리고는 용서를 받았습니다...
저는 이전까지는 아버지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은 외도를 하거나 술, 도박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은 솔직히 아버지학교 같은 과정을 수강할 필요가 없는 아주 모범적인 아버지라고 여겼습니다. 우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소중히 생각하고 가장 너그럽게 대해야하고 가장 용서를 많이 해야 하고 가장 평생을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인 나의 가족구성원들에게 내가 가장 가볍게 여기고, 가장 가벼운 말을 내뱉어서 마음에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정말로 몰랐습니다.
그리고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가족들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내가 밖에서 어쩌면 가식적인 표정을 하고 행동을 하면서 힘들게 지냈을 때에 가족들은 나의 그런 힘든 부분을 받아주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깨달았습니다. 아버지학교에서 많은 분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강사님의 강의에서도, 숙제를 하면서도, 다른 아버님들의 올려놓은 글들에서도 무엇 하나 빠뜨릴 것이 없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제 마음이 열리니 물밀듯이 아름다운 생각과 모습들이 제 마음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이제는 이상적인 아버지가 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저는 옛날의 모습이 더 많이 남아있는 어쩔 수 없는 사람입니다. 깨달음은 정말로 얼마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내도 아이들도 “아버지학교를 마친 사람이 벌써 옛날로 돌아오셨네?” 라고 반 농담 식으로 놀릴 때가 많습니다. 저도 다시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저의 모습을 느끼면서 깜짝 놀랍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만일 한 번 배워서 효과가 얼마 유지되지 못한다면 다시 복습하기로 말입니다. 그렇게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더 변화하는 저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요즈음엔 저희 집에 싸움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웃음꽃도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핍니다. 제가 아버지학교를 수강하면서 했던 숙제들은 저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아빠가 저렇게 노력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내게 대하는 말이나 태도도 이전과는 많이 다르니까요.
어떤 선한 행동은 주위에 전파되는 힘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신 아버지학교!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아버지학교를 적극적으로 주위에 알리고 있고 앞으로도 알릴 것입니다. 저 주위의 아버지들은 모두 들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그들과의 대화 속에서 저는 또 복습할 수 있는 상황이 될 테니까요.
다시 한 번 휴넷의 행복한 아버지 학교 운영을 위해서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한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