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남편 역할이 중요한데 우리나라 남편들은 힘든 아내의 모습이 안 보이는 건지, 아니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건지 집안일에 참으로 인색하다. 이런 남편들의 속마음이 궁금해 워킹맘을 아내로 둔 남편을 만날 대마다 왜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지 물어봤다. 그러자 가장 많은 대답이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서", "기껏 해줬더니 잔소리를 해서", "명령조로 말하는 아내의 말투가 기분 나빠서"였다.
남편을 가정적이고 자상하게 바꾸고 싶다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길들이는 것도 여자의 능력이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자, 남편 길들이는 방법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 남편의 존재감 부각시키기
의외로 집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남편이 많다. 실제로 "나는 돈 벌어오는 기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남편도 상당수 있다. 남편을 가정 안에 머물게 하고 싶다면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인지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중요한 의사 결정은 남편에게 맡긴다거나 음식을 먹을 때 아이들에게 아빠 몫을 먼저 챙기게 하는 등 생활 곳곳에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남편의 물건 소중히 다루기
아이에게 아빠의 물건을 소중히 다루도록 평소에 잘 일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빠의 신발이나 가방, 시계 등을 아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놔두고 혹시라도 만지려고 하면 "아빠가 쓰시는 물건이야. 함부로 다뤄서는 안 돼!"라고 알려주면서 은연중에 아빠의 권위를 세워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 명령조가 아닌 부탁조로 말하기
많은 워킹맘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똑같이 일하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 아냐!"라며 명령하고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해라!"라는 말을 자신의 권위와 능력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므로 오히려 안 해주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의 도움을 받고 싶으면 "설거지 좀 해!"가 아니라 '나 지금 청소기 돌려야 하는데 설거지 좀 해줄 수 있어?"처럼 도움을 청하는 말투가 효과적이다.
- 구체적으로 할 일 알려주기
남편의 불만 중 하나가 막연히 "도와줘!"라고만 하면 도대체 뭘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딱 보면 모르니!"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하지만 남자들은 뇌 구조상 진짜 모른다.
워킹맘인 한 지인은 남편에게 "빨래 좀 널어줘"라고 말했더니 진짜로 널기만 했다고 한다. 구깃구깃해진 빨래를 펴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게 바로 남자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듯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줘야 한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남편의 실수를 절대 비난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실수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요령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하다. 간혹 남편이 서툴다고 해서 짜증을 내거나 기껏 해줬더니 맘에 안 든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해버리는 아내들이 있는데, 이는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격이다.
앞으로 다시는 안 도와줄 것이기 때문이다. 남편이 하는 게 영 미덥지 못하고, 잔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오려고 하더라도 참고 또 참자. 그래야 훗날 광명을 찾을 수 있다.
- 칭찬은 무뚝뚝한 남편도 춤추게 한다
내 남편은 "'역시 자기가 최고야! 고마워~'라는 말에 지금까지 머슨 아닌 머슴으로 산다"며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그만큼 남자들은 칭찬에 약하다. 남편의 도움을 받았을 대는 그 자리에서 고마움을 표현하고, 가끔 사람들 앞에서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도와줘서 얼마나 수월한지 몰라"라는 식으로 기를 살려주는 센스가 필요하다. 남편들은 스스로 인정받고 있다고 느낄 때 가족을 위해 자꾸 뭔가를 더 시도하려고 한다.
- 가전제품 활용하기
설거지를 하는 대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거나, 청소기를 돌리는 대신 로봇 청소기 버튼을 누르는 것은 남편에게도 식은 죽 먹기다. 이런 제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다 보면 남편과 가사 분담으로 싸울 일도 그만큼 줄어즌다. 물론 돈이 든다는 단점은 있지만 요즘은 저가형 제품도 많이 나와 있음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 출처 : 일하면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이수연 저 / 예담)